미국 신용카드, 뭘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미국에 오면 신용카드부터 만들라는 말을 듣는다. 크레딧을 쌓아야 한다고. 근데 막상 카드 고르려고 보면 종류가 너무 많고 혜택도 제각각이다. 뭘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회계사 입장에서 본다. 신용카드는 잘 쓰면…

black payment terminal

미국에 오면 신용카드부터 만들라는 말을 듣는다. 크레딧을 쌓아야 한다고. 근데 막상 카드 고르려고 보면 종류가 너무 많고 혜택도 제각각이다. 뭘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회계사 입장에서 본다. 신용카드는 잘 쓰면 공짜 혜택이고, 잘못 쓰면 연 20% 이자짜리 빚이다. 이 두 가지가 같은 카드에서 갈린다.

미국 신용카드 기본 구조

한국 신용카드랑 구조가 다르다. 핵심 용어 세 가지만 알면 된다.

APR(Annual Percentage Rate) — 연이자율이다. 미국 신용카드 평균이 21~22%다. 잔액을 다음 달로 넘기면 이 이자가 붙는다. 1만 달러 잔액을 그대로 두면 연 2,200달러가 이자로만 나간다. 매달 전액 납부하면 이자는 0이다. 한국처럼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가끔 아마존이나 다른 곳에서 프로모션으로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도 잘 읽어보지 않으면 이자 폭탄을 맞을 수 있다.

Credit Limit — 카드 한도다. 처음 카드를 만들면 한도가 낮다. 크레딧 히스토리가 쌓이면 올라간다.

Utilization Rate(활용률) — 한도 대비 사용 금액 비율이다. 한도 1만 달러에 3천 달러를 쓰면 활용률이 30%다. 크레딧 점수에 직접 영향을 준다. 30% 이하로 유지하는 게 기본이다.

신용카드와 크레딧 점수

미국에서 크레딧 점수는 300~850 범위다. 670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양호”, 740 이상이면 “우수”로 본다. 집 살 때 모기지 금리, 차 살 때 할부 금리, 심지어 아파트 렌트 심사까지 이 숫자 하나로 결정된다.

크레딧 점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비중이 큰 두 가지가 납부 이력(35%)과 활용률(30%)이다. 신용카드로 이 두 가지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그래서 신용카드가 크레딧 점수를 만드는 가장 빠른 도구라는 말이 나온다.

크레딧 점수 구조 전체는 [미국 크레딧 점수 완전정리]에서, 0에서 만드는 법은 [미국 크레딧 만드는 법, 현실적으로 정리했다]에서 따로 다뤘다.

신용카드가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

크레딧 점수를 올리는 핵심은 두 가지다. 매달 전액 납부, 활용률 30% 이하 유지.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점수가 꾸준히 오른다.

반대로 점수를 깎는 것도 두 가지다. 연체와 높은 활용률. 하루만 연체해도 점수가 크게 떨어진다. 한도를 꽉 채워 쓰는 것도 점수에 악영향을 준다.

어떤 카드를 골라야 하나

크레딧 히스토리가 없는 상태라면 선택지가 제한된다.

Secured Card(시큐어드 카드) — 크레딧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카드다. 보증금(Deposit)을 먼저 내고 그게 한도가 된다. 500달러 보증금을 내면 한도가 500달러다. 매달 전액 납부하면 6개월~1년 안에 크레딧이 쌓인다. Discover it Secured, Capital One Secured가 대표적이다.

Student Card — 학생 신분이라면 크레딧 없이도 발급이 잘 된다. Discover it Student, Chase Freedom Student 등이 있다.

크레딧이 어느 정도 쌓이면(보통 점수 670 이상) 일반 리워드 카드로 넘어가면 된다.

리워드 카드 뭘 볼까

크레딧이 쌓이고 나면 리워드 카드를 고를 수 있다. 크게 두 종류다.

캐시백 카드 — 쓴 금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단순하고 쓰기 편하다. Citi Double Cash(전 항목 2%), Chase Freedom Unlimited(기본 1.5%) 같은 카드가 인기 있다.

포인트/마일리지 카드 — 쓴 금액에 따라 포인트나 마일이 쌓인다. 항공, 호텔 혜택으로 전환하면 가치가 높아진다. 대신 구조가 복잡하고 연회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케이스 하나. 클라이언트가 Chase Sapphire Preferred를 쓰고 있었는데 포인트를 제대로 활용 못 하고 그냥 쌓아두기만 했다. 연간 혜택이 연회비보다 적었다. 분석해보니 라이프스타일이 포인트 카드보다 캐시백 카드가 맞는 구조였다. Citi Double Cash로 바꾸고 나서 연간 실질 혜택이 오히려 올라갔다. 연회비 없이. 그러니 선택은 신중하게 해야한다.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가면 분명히 혜택이 있다. 카테고리별 포인트가 다르다. 그러니 시간을 투자해서 본인에게 맞는 카드를 고르는게 중요하다.

신용카드 쓸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첫째, 잔액 이월. 이자가 21~22%다. 투자 수익률보다 높다. 카드빚이 있으면 투자보다 카드빚 갚는 게 먼저다.

둘째, 리워드 때문에 과소비. 1% 캐시백 받으려고 100달러를 더 쓰면 1달러 번 게 아니라 99달러 손해다. 리워드는 어차피 쓸 돈에서 나오는 거다.

셋째, 한도 꽉 채우기. 활용률이 올라가면 크레딧 점수가 떨어진다. 한도의 30% 이하로 유지해라.

넷째, 연회비 카드 방치. 연회비 내고 혜택을 못 챙기면 그냥 손해다. 매년 갱신 전에 혜택이 연회비보다 큰지 확인해라.

결론

미국 신용카드는 크레딧 없이 시작하면 Secured Card부터다. 매달 전액 납부, 활용률 30% 이하. 이 두 가지가 크레딧 점수를 만드는 기본이다.

리워드는 어차피 쓸 돈에서 나오는 혜택이다. 카드 때문에 더 쓰는 순간 손해다. 잔액을 이월하는 순간 모든 리워드가 의미 없어진다.

신용카드는 잘 쓰면 공짜 혜택이고 잘못 쓰면 가장 비싼 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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