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하면 돈을 받는 방식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W-2와 1099다. 같은 일을 하고 같은 돈을 받아도 이 둘은 세금이 완전히 다르게 빠진다. 이걸 모르고 1099 준다는 말에 좋아했다가, 다음 해 4월에 세금 정산하면서 우는 사람을 여러 번 봤다.
W-2와 1099, 뭐가 다른가
핵심은 누가 세금을 떼느냐다.
W-2 — 회사에 고용된 직원이 받는 양식이다. 회사가 매달 월급에서 세금을 미리 떼간다. 연방소득세, 주소득세, 그리고 Social Security와 Medicare를 합친 FICA 세금이 자동으로 빠진다.
1099 —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자영업자가 받는 양식이다. 회사가 세금을 한 푼도 안 뗀다. 받은 돈 전액이 통장에 꽂힌다.
그래서 1099가 더 많이 받는 것처럼 보인다. 함정이 여기 있다. 세금을 회사가 안 떼줬다는 건, 그걸 본인이 다 내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큰 차이는 FICA다
FICA는 총 15.3%다. W-2 직원은 이 중 절반인 7.65%만 낸다. 나머지 절반은 회사가 부담한다. 직원은 이걸 잘 못 느낀다. 명세서에 안 찍히니까.
1099는 다르다. Self-Employment Tax라는 이름으로 15.3% 전액을 본인이 낸다. 회사가 절반 내주던 그 부분까지 다 떠안는 거다.
숫자로 보자. 연 8만 달러를 받는다고 치자. W-2면 FICA 본인 부담이 7.65%, 약 6,120달러다. 회사가 같은 금액을 따로 부담해준다. 그런데 같은 8만 달러를 1099로 받으면 Self-Employment Tax로 약 1만 2,240달러를 본인이 낸다. 차이가 6천 달러가 넘는다. 여기에 연방소득세, 주소득세는 양쪽 다 따로 붙는다.
같은 단가면 1099가 손해다
실제 케이스다. 어떤 분이 회사에서 시간당 같은 돈으로 W-2 직원에서 1099 계약자로 전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세금 안 떼니까 더 많이 받는 거 아니냐”고 좋아했다. 계산해보니 정반대였다.
시간당 단가가 똑같으면 1099가 손해다. FICA 절반을 본인이 더 내야 하고, 회사가 주던 건강보험, 401(k) 매칭, 유급휴가도 다 사라지기 때문이다. 1099로 가려면 최소 시간당 단가가 W-2보다 25~30%는 높아야 본전이다. 단가가 같다면 1099는 매년 수천 달러를 손해 보는 구조다.
회사가 마음대로 1099로 바꿀 수 없다
흔한 오해가 있다. 회사가 “너를 1099로 처리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렇지 않다.
직원이냐 독립계약자냐는 일하는 방식으로 판단한다. 회사가 시간과 업무를 통제하고 지시하면 그건 직원이다. 회사가 세금 부담을 떠넘기려고 멀쩡한 직원을 1099로 둔갑시키는 건 IRS가 문제 삼는다. 본인이 실제로는 직원처럼 일하는데 1099를 받고 있다면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직원이냐 독립계약자냐의 판단 기준은 IRS가 행동·재정·관계 세 가지로 정해놓고 있다
그래도 1099가 유리한 경우
1099에도 장점은 있다. 사업 경비를 공제할 수 있다. 홈오피스, 장비, 차량, 보험료, 휴대폰 요금까지 사업과 관련된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해서 과세 소득을 줄인다. W-2 직원은 이게 거의 막혀 있다. 회사 일 하느라 쓴 돈도 공제가 안 된다.
그래서 경비가 많이 드는 일이거나 단가가 충분히 높으면 1099가 유리할 수도 있다. 재택으로 일하면서 장비와 차량을 본인이 다 대는 직종이라면, 경비 공제로 줄어드는 세금이 Self-Employment Tax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 사업체로서 세금을 어떻게 다루는지 궁금하면 미국 사업 세금 기본을 먼저 보면 도움이 된다.
1099는 세금을 미리 내야 한다
1099의 또 다른 함정이다. W-2는 매달 알아서 빠지는데, 1099는 본인이 분기마다 예납해야 한다. 이걸 안 하면 4월에 한꺼번에 큰돈이 나가고, 심하면 과소납부 페널티까지 문다. 분기별 예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미국 분기 예납세에 자세히 적어뒀다.
소득이 크면 S-corp을 검토해라
소득이 일정 규모를 넘는 1099 자영업자라면 S-corp 전환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 Self-Employment Tax를 줄이는 합법적인 방법이라, 순이익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세금을 꽤 아낀다. 이건 S-corp election에서 다뤘다.
결론
W-2는 세금을 회사가 떼주고 절반을 대신 내준다. 편하지만 경비 공제가 막혀 있다. 1099는 돈이 통째로 들어오는 대신 세금을 본인이 다 내고, 그것도 미리미리 챙겨 내야 한다.
같은 단가면 W-2가 유리하고, 1099는 단가가 확실히 높거나 경비가 많을 때만 의미가 있다. 1099 제안 받으면 액수에 혹하지 말고 세금까지 계산하고 결정해라. 그게 미국에서 돈 지키는 기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