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집을 처음 살 때 대부분 집값과 다운페이먼트만 본다.
“이 집 60만 달러네. 다운페이 20%면 12만 달러.”
여기서 계산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 집을 사보면 안다. 집값은 시작일 뿐이다.
다운페이먼트 (Down Payment)
가장 먼저 생각하는 비용이다. 통상 집값의 5%, 10%, 20% 구간으로 이야기한다.
하나 알아둘 것. 20% 미만으로 다운페이를 하면 PMI(Private Mortgage Insurance)가 붙는다. PMI는 대출자를 보호하는 보험이 아니라 은행을 보호하는 보험인데, 비용은 구매자가 낸다. 보통 대출금의 연 0.5~1.5% 수준이다. 40만 달러 대출에 1%면 연 4천 달러, 월 330달러가 추가로 빠진다. 자산이 쌓여 LTV가 80% 아래로 떨어지면 없앨 수 있다.
클로징 비용 (Closing Cost)
집 계약이 끝나고 실제 소유권이 넘어오는 클로징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다운페이먼트만 준비했다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항목을 보면 이렇다. Lender Fee, Title Fee, Escrow Fee, Appraisal, 각종 행정 비용. 이게 합산되면 보통 집값의 2~5%가 나온다. 60만 달러 집이면 클로징 비용만 1만 2천~3만 달러다.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
셀러가 일부를 부담하는 Seller Concession을 협상할 수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재산세 (Property Tax)
집 유지비에서 체감이 가장 큰 항목이다. 특히 텍사스처럼 Property Tax가 높은 지역은 월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모기지 원리금, Property Tax, 보험료 이 세 가지가 합쳐져서 월 페이먼트가 만들어진다. 집값이 비슷해 보여도 지역에 따라 월 부담이 수백 달러씩 차이 날 수 있다.
텍사스 기준 집값 40만 달러면 Property Tax만 연 6천~8천 달러, 월 500~670달러다. 이 계산을 미리 안 하고 집을 고르면 나중에 구조가 빡빡해진다. Property Tax를 줄이는 방법(Homestead Exemption, Protest)은 [미국 재산세(Property Tax) 현실적으로 얼마나 나올까]에서 따로 정리했다.
주택 보험 (Home Insurance)
거의 필수다. 지역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크다. 허리케인, 우박, 산불 같은 자연재해에 자주 노출되는 지역은 보험료가 살인적이다. Florida 일부 지역은 연 1만 달러가 넘는 경우도 있고, 아예 보험사가 커버를 거부하는 지역도 생기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연 1,500~3,000달러 수준이지만, 고위험 지역이면 두 배 이상도 각오해야 한다. 집을 고를 때 보험료 견적도 미리 받아보는 게 맞다.
HOA
계획도시나 신축 커뮤니티에는 HOA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처음엔 월 200~300달러 정도라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연간으로 따지면 2,400~3,600달러가 고정비로 빠진다. 일부 고급 커뮤니티는 월 500달러 이상인 경우도 있다.
HOA 규정도 지역마다 차이가 크다. 렌트 제한, 외관 규정, 주차 규정 등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경우도 있어서 계약 전에 HOA 규정을 직접 확인하는 게 좋다.
유지보수 비용
집을 사면 수리와 유지보수 비용도 생긴다. 에어컨 교체 5천~1만 달러, 지붕 교체 1만~3만 달러, 배관 문제 수천 달러.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비용이라 비상금을 별도로 갖고 있어야 한다. 통상 집값의 1~2%를 연간 유지보수 예산으로 잡는다. 40만 달러 집이면 연 4천~8천 달러다.
전체 비용 한 번에 보면
60만 달러 집을 20% 다운페이로 산다고 가정하면 이렇다.
다운페이 12만 달러, 클로징 비용 1만 5천~3만 달러. 집 계약 시점에 최소 14만~15만 달러가 현금으로 나간다.
그 후 매달 빠지는 것. 모기지 원리금(7% 기준) 약 3,200달러, Property Tax(텍사스 기준) 약 600달러, 보험 약 200달러. 여기에 HOA까지 있으면 월 4천 달러를 쉽게 넘긴다. 이게 현금흐름과 연결되는 구조는 [미국에서는 왜 현금흐름(Cash Flow)이 중요할까]에서 다뤘다.
실제 케이스 하나
클라이언트가 50만 달러짜리 집을 10% 다운페이로 샀다. 다운페이 5만, 클로징 비용 1만 8천. 여기까지는 계산했다. 그런데 PMI가 월 350달러, Property Tax 월 620달러, 보험 월 180달러가 추가로 붙었다. 모기지 원리금 2,900달러에 이것들이 다 더해지니 실제 월 주거비가 4,050달러였다. 본인이 계산한 것보다 월 1,100달러가 더 나가는 구조였다. 연간으로 따지면 1만 3,200달러 차이다. 이 숫자를 미리 알고 샀느냐 모르고 샀느냐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결론
미국에서 집 사는 건 집값만의 문제가 아니다. 클로징 비용, PMI, 재산세, 보험, HOA, 유지보수까지 전부 계산해야 진짜 준비가 된 거다.
“얼마짜리 집을 살 수 있나”보다 “실제로 얼마가 필요하고, 매달 얼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나”가 먼저다. 집 구매는 단순 소비가 아니라 장기 현금흐름 구조와 직결된다.
